앙드레 말로(Andre Malraux, 1901~1976)
앙드레 말로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어린 시절과 교육과정에 관해서는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21세 되던 해 고고학 회보에서 크메르족의 사원을 발견했다는 기사를 접한 그는 그 사원을 찾아 떠났다. 캄보디아의 밀림에 도착해 그 사원의 부조(浮彫) 몇 개를 떼어낸 그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다가 석방되기도 했다. 동남아시아에 머무르다가 중국으로 건너간 그는 중국혁명운동과 관련한 여러 사건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1933년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인간 조건 La Condition humaine》(공쿠르 상 수상)을 통해 프랑스의 주요 소설가이자 정치적 지도력을 확보한 현실 참여 지식인으로서 명성을 굳혔다. 말로는 뛰어난 지성과 서정적인 문체, 놀라운 기억력과 폭넓은 지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선이 굵은 앙드레 말로의 삶은 그 자체가 20세기의 한 상징이나 마찬가지였다. 1930년대 나치즘이 등장하자 그 위험성을 인식한 말로는 《모멸의 시대 Le Temps du mepris》를 통해 자치의 전체주의를 비판했으며, 1936년 스페인 내전이 일어나자 공화군에 직접 가담하여 싸운 경험을 바탕으로 한 《희망 L''''Espoir》에서는 스페인의 파시즘을 고발하기도 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프랑스 레지스탕스 운동에도 가담했다.
알자스 전선에서 샤를 드골 장군을 만난 뒤로 말로는 드골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리하여 드골의 첫 번째 내각에서 임시 공보장관을 맡았으며(1945. 11~1946. 1), 1958년 다시 집권한 드골 밑에서 제5공화국 초대 내각의 문화부장관이 된 그는 그 후 10년 동안 드골의 측근으로 있으면서 혁신적이고 강력한 문화 행정을 펼쳤다. 반려자인 소설가 루이즈 드 빌모랭이 죽은 뒤 파리 근교에서 혼자 고독하게 살며 글을 쓰다가 1976년 그곳에서 향년 75세로 세상을 떠났다. 피카소가 죽은 지 3년 후였다.
대표작으로 《정복자들 Les Conquerants》, 《인간 조건》, 《모멸의 시대》, 《희망》, 《침묵의 소리 Les Voix du silence》(《예술심리학》의 개정판), 《신들의 변신 La Metamorphose des Dieux》, 《전세계 조각의 상상적 박물관 Le Musee imaginaire de la sculpture mondiale》, 《반(反)회고록 Antimemoires》 등이 있다.
옮긴이 소개
박정자 朴貞子
이 책의 옮긴이 박정자는 1943년생으로 현재 상명대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 불문학과에서 학사?석사를 마쳤으며, <비현실의 미학으로의 회귀-사르트르의 ‘집안의 백치’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학 지망생으로 불문학을 시작했으나 1970년대 말 이후 미셸 푸코 등 후기구조주의 철학과 앙리 르페브르 등 현대성을 진단하는 사회학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여 관련 저서들을 번역했다.
푸코의 저서 《성은 억압되었는가?》(원제는 《성의 역사 I-앎의 의지》), 《비정상인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를 비롯해 푸코의 전기 《미셸 푸코-광기와 성의 철학자, 그 고통과 투쟁의 삶>, 만화 해설서 《미셸 푸코-만화로 읽는 삶과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데리다 등이 푸코에 관해 저술한 《광기의 역사 30년 후》를 번역했다.
또한 사르트르의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상황 5권》 등과 앙리 르페브르의 《현대세계의 일상성》, 베르나르-앙리 레비의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 앙드레 말로의 《피카소와의 대화》, 레이몽 아롱의 《20세기의 증언》(원제는 《참여하는 방관자》) 등을 번역했다.
저서로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빈센트의 구두》,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등이 있으며, 사르트르와 푸코에 관련된 자신의 글을 모아 사이트(http://deer.smu.ac.kr/~cjpark)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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