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에우리피데스
아테네 출생. 3대 비극시인 중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보다 뒤에 태어났으며 그의 생애는 두 선배 시인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당대에 그들만큼 인기를 얻지는 못했는데 그것은 전통적 가치에 대한 비판적 태도와 더불어 ‘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와 불신, 전쟁의 비극 등을 다룬 진보적 작가였기 때문이다.
에우리피데스는 기원전 497/6년에 태어난 소포클레스보다는 10년 연하지만, 기원전 5세기 중엽 시작된 격동의 시기에 10년은 결코 짧지 않았다. 소포클레스는 소피스트 철학에 의해 유발된 정신적 혁명에 동요하지 않고 전통적 가치관을 견지했으나 에우리피데스는 그와는 달리 독자적 사고를 견지하며 소피스트 철학과 부단한 씨름을 하였으며 주어진 소재 또는 전통에 비판을 가하되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진리를 찾아 나서는 지적 탐구자였다.
고대의 작가들 가운데 에우리피데스만큼 다층적이고 난해한 경우는 드물다. 파르테논 신전이나 소포클레스의 원숙한 비극들이 보여주는 완결성과 자신감은 그의 작품에서 해체되기 시작한 느낌을 준다. 어디서나 확실한 답변보다는 문제 제기가 더 큰 비중을 이룬다. 인간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폭력성과 격정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내적 분열에 시달리는 다층적 인물들을 만들어냈는데, 현실에 가까운 이런 인물들 때문에 그의 드라마는 기원전 386년, 한 번 공연된 드라마의 재공연이 허용되었을 때 가장 자주 공연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를 “가장 비극적인 작가”라고 불렀으며, 괴테는 그에 관하여 “그 이후로 모든 민족들이 그에게 신발을 건네줄 자격이라도 있는 극작가를 가진 적이 있었던가!”라고 말했다.
옮긴이 천병희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5년 동안 독문학과 고전문학을 수학했으며 북바덴 주정부가 시행하는 희랍어검정시험(Graecum) 및 라틴어검정시험(Groβes Latinum)에 합격했다. 지금은 단국대학교 인문학부 명예 교수로, 그리스 문학과 라틴 문학을 원전에서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원전 번역으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헤로도토스의『역사』, 헤시오도스의『신들의 계보』, 아폴로도로스의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아이스퀼로스 비극 전집』, 『소포클레스 비극 전집』,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 『새』 『개구리』, 아리스토텔레스 및 호라티우스의 『시학』 등 다수가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그리스 비극의 이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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